[미래당(우리미래) 141호 논평] 정시확대가 교육의 불평등을 막는 ‘절대 반지’ 아니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 불공정”이라면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그동안 교육부가 정시를 확대하기 보다는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주장한 것과 다른 방향의 이야기를 한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는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있은 후에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확대 방향을 마련하겠다는 기조 전환에 나섰다.

100년을 바라보고 준비해야 하는 교육정책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방향이 바뀌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일각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의혹으로 ‘교육 불공정성’의 문제가 불거지고 지지율이 내려가지 이를 수습하기 위한 임기응변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보시절 공약 중 하나로 ‘예측 가능한 대학 입시가 되도록 대입을 법제화’하겠다고 공헌한 바 있다. 법제화는 아니더라도 지지율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입시 정책을 편다면, 학생들과 학부모는 무엇을 보고 예측하며 대학 입시를 준비해야 할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실제로 대입에서 정시 비율 확대가 교육 불공정,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명약’이라면 두 손 들고 정책 변경을 환영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시민단체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정시 확대는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방해하고 문제 풀이 중심의 사교육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사교육에 투자하면 할수록 높은 수능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소득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결국 높은 수능점수를 얻게 되는 교육 불평등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2005년에 발표된 김경근 고려대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소득이나 학력에 따라 분류한 학생들의 수능 평균점수는 소득과 학력이 높을수록 높았다. 또한, 소득과 학력 이외에도 부모의 직업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고위 전문직 및 행정관리직이면 수능점수 평균이 324.13점이며, 아버지가 생산직 및 기능직에 종사하는 학생은 그보다 낮은 평균 287.72점을 기록했다. 일반 기술직 및 사무직 종사자인 자녀들은 303.97점, 판매직 및 서비스직 종사자 자녀들은 299.57점을 얻었다.

여러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 교육 불공정성의 문제가 국가적 의제로 떠오른 것에 높은 점수를 준다. 하지만 제도를 빨리 만들어서 개선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만들어서 개선하는 게 더 중요하다. 더 근본적으로 대학원 교육을 강화하고, 대학 서열화를 폐지하며, 수능자격시험제를 실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부모의 소득 정도, 서울이냐 지방이냐, 강남이냐 강북이냐를 떠나서 누구나 공부할 수준이 되고 의지만 있다면 질 높은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꿈꿔본다.

2019. 10. 26.

미래당(우리미래) 미래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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