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이야기

“지·옥·고 폐지" "성평등 일터 지원"..서울시장 청년후보가 뛴다

서울시장
작성자
ourfuture
작성일
2018-06-04 22:04
조회
60






우리미래 우인철·녹색당 신지예 후보, 서울시장에 도전장



"올드보이 정치인 시대 부응 못해..낡은정치 세대교체 필수"
[한겨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엔 45살 이상의 중년 남성 후보들만 등장한다. 그런 뉴스엔 여성들의 분노, 청년들의 눈물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선거에서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2030세대의 목소리는 언제나 과소 대표된다. 그런 현실을 깨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나선 서울시장 후보들이 있다. 녹색당의 신지예(28) 후보와 청년정당인 ‘우리미래’의 우인철(33) 후보다. 두 후보는 4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다양한 가치들을 담아내려면 낡은 정치의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인철 우리미래 서울시장 후보 우인철 후보 캠프 제공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신지예 후보 캠프 제공



■ “올드보이 정치인? 시대 부응 못해”

“정치를 586세대에만 맡겨둬선 안 됩니다.” 신지예 후보는 “2016년 촛불시위 뒤 정권은 바뀌었지만 정치는 바뀌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는 시점인데 ‘올드보이 정치인’들은 아직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이 정치의 전면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우인철 후보도 “향후 30년을 누가 설계할 건지 미래를 설계하는 테이블에 청년 세대는 통째로 빠져 있다”며 “청년은 미래를 설계하는 적임자일 뿐 아니라 기성 사회에 빚진 것이 없다는 점에서 개혁의 적임자이기도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 청년 정치인의 약속은 기성 정당들이 내놓은 공약과 확연히 차별화된다. 우 후보는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 폐지’를 통한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약속하고 있다. 그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는 공약이다. 우 후보는 “대학 졸업 뒤 월세 40만원의 옥탑방에 살았는데 겨울철 난방비가 20만원씩 들어 난방을 안 켜고 6~7도 수준의 냉방에서 지냈다”고 돌이켰다.

‘페미니스트 정치’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신 후보는 “기성 정당과 정부는 여성을 동등한 시민이 아닌, 아이 낳아 키우는 존재로 인식하고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며 성평등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신 후보는 서울시와 위탁·용역 등 계약을 맺는 모든 기업, 기관을 대상으로 성평등 이행각서를 제출하게 하고 ‘성평등 일터’로 인증받을 경우 향후 사업에서 우선권을 주는 성평등계약제 도입을 공약하고 있다. 그는 또 “서울시 25개 보건소, 4개 시립병원에 ‘젠더건강센터’를 도입해 초경부터 완경까지 임신 중지를 포함한 여성의 재생산권과 건강을 보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돈·편견과의 싸움…청년 정치의 2중고

기성 정당에 기대지 않은 청년 정치는 사방이 도전이다. 페미니스트 정치를 표방한 ‘젊은 여성’인 신 후보에게는 더욱 그렇다. 도전적인 표정을 담은 그의 선거벽보는 현재까지 서울 강남구에서만 21개가 훼손됐다. 어느 유명 변호사는 그의 벽보를 놓고 공개적으로 “시건방지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신 후보는 이를 “페미니스트 정치에 대한 백래시(반격)”로 보고 있다. 그는 “정책이 이렇게도 바뀔 수 있겠구나 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여성들도 많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보다 어려운 건 청년 정치에 대한 편견이다. 신 후보는 “저는 중학교 때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했고 2012년 녹색당이 창당할 때부터 활동했다”며 “유럽에선 30대 장관, 20대 국회의원이 빈번한데 20대라고 해서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말했다. 우 후보 역시 2012년 청년당 창당에 참여해 이미 19대 총선에 최연소 출마한 ‘재수’ 정치인이다.

선거공영제의 원칙과 동떨어진 선거비용도 청년들에겐 정치에 접근할 수 없게 만드는 장벽이다. 광역단체장 후보의 기탁금은 5천만원이다. 우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에게 의무적으로 발송해야 하는 공보물을 인쇄할 돈이 없어 1장당 2원을 주고 손바닥 크기의 흑백 인쇄물을 460만 서울 유권자에게 보냈다. 우 후보는 “지금의 선거판은 올림픽으로 치면, 메달을 딴 적이 없는 국가의 선수는 출발선 100m 뒤에서 시작하라는 구조”라고 말했다.

■ “당선된다면 취임 첫날엔….”

두 후보의 도전은 아직 불가능한 꿈인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 이들의 ‘취임 첫날’이 궁금해졌다. 우 후보는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주민들이 반대해 갈등 중인 영등포 청년임대주택 부지 현장에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역세권 2030 청년임대주택 공급계획을 밝히자 주민들은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신 후보는 서울시장 임기 첫 행보로 “서울시의 차별금지법인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공표하겠다”고 약속했다. 2014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표를 약속했으나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항 등을 놓고 논란이 번지자 계획이 백지화됐다. 이들은 말했다. “선거의 의미가 당선 가능성에만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정치의 가냘픈 목소리들이 정치로 세력화된다면, 그들이 요구하는 정책이 당선된 후보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