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우리미래 69호 논평] 보건복지부 먹방규제 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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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urfuture
작성일
2018-08-13 16:19
조회
203


[우리미래 69호 논평] 보건복지부 먹방규제 레알?!
새벽에 먹방을 보는 이유를 아시나요?

지난 7월 26일 보건복지부가 ‘국가 비만 관리 종합대책’으로 ‘먹방’이 폭식을 조장한다면서 이를 규제하는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이 정부가 ‘먹방’까지 규제한다며 반발하자, 보건복지부가 강제가 아닌 자율적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시민을 계몽의 대상으로 보는 관료적 태도와 통계, 지표로만 세상을 보는 탁상행정을 여실하게 드러낸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이었다.

사실 많은 사람이 주로 새벽에 ‘먹방’을 본다. ‘맛집과 먹방에 대한 단상’(제일기획, 2016)에 따르면 ‘먹방’ 관련 콘텐츠는 모바일로 주로 검색하며 전체 검색량의 32%가 개인적인 시간인 새벽(0~6시)에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일반 검색의 경우 15%만 새벽 시간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먹방’ 소재의 콘텐츠의 경우 새벽에 보는 비중이 두 배 이상 높다. 이 보고서는 말미에는 “최근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급격한 관심의 증가는 삶의 여유로 인해 미식을 즐기고자 하는 니즈가 아니라 현대인의 심리적 결핍과 억눌린 욕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의 결핍으로 먹방을 통해 먹방 유튜버, BJ들과 정서적 교감하고 대리만족을 얻는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저녁 밥상에서 가족들과 도란 도락 식탁에 앉아 대화하며 밥을 먹는 일상이 우리 삶에서 사라진 지 오래이다. 그래서 한 대선후보가 ‘저녁이 있는 삶’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들고나왔을 때 사람들에게 큰 반향이 일었다. ‘저녁이 있는 삶’이 우리에게 권리가 아닌 사치가 될 무렵 사람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하루를 꼬박 보내고 비로소 잠자리에서 허기진 마음으로 먹방을 찾는 것이 아닌지 돌아봐 진다.

모두가 저녁에 충분한 휴식할 권리를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과 눈 마주치며 품위 있게 식사하는 권리를 가질 때 먹방의 인기는 자연적으로 사그라질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보건복지부의 ‘국가 비만 종합대책’에 근거한 ‘먹방규제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국가의 재정확대에 근거한 적극적 복지 정책을 통해 시민 누구에게나 교육, 의료, 주택 등 다양한 권리가 주어질 때 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먹방’의 단면이 아니라 ‘먹방’의 허기진 이면을 부디 잘 살피기를 당부해 본다.

2018. 8. 13
우리미래 미래정치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