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청년정책의 패러다임 변화, 청년기본법으로 시작하자

칼럼
작성자
ourfuture
작성일
2018-10-04 18:17
조회
98

청년정책의 패러다임 변화, 청년기본법으로 시작하자


우인철(hone1112)



우리 사회의 청년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이 드물뿐더러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의 줄임말)이 보장되는 질 좋은 일자리는 너무나 적고 '힘들게 일시키고 적게 주는' 일자리가 대다수이다. 서울 아파트 8억 시대, 청년들이 자신의 수입만으로 보금자리를 구하는 것은 헛된 바람이 된지 오래고 대학을 졸업하면 수천만 원의 빚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하는 현실 또한 여전하다.

청년문제는 우리 사회의 핵심 과제와 일치하며 이를 풀지 못한다면 미래는 없다거나 혹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공적 자원을 투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 간 청년들의 삶은 다양한 측면에서 좋아지지 않았거나 오히려 악화되어 왔다.

그 동안의 청년정책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라는 확신으로 오로지 취·창업 일변도의 정책들이 시행돼 왔다. 전임정부들에 이어 현 정부 역시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보다는 청년정책의 설계와 실행에 있어 이렇다 할 변화 없는 기조를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이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은 훨씬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데 비해 정부의 정책은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청년을 고용하면 기업에 인건비를 보조해주는 간접지원 방식의 일자리 정책이나 학자금 지원 정도에 머물러 있다. 지자체를 살펴보면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 지역청년들의 삶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중앙정부나 타 자치단체 정책의 외형만을 베낀 경우가 허다하다. 기업의 연수지원을 청년정책의 책자에 버젓이 넣어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매년 조 단위의 예산을 투입한지 오래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청년들의 다양한 바람이 정책으로 구현되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바람과 정책 사이의 미스매치가 상당하다. 이러한 현실을 놓고 볼 때 우리는 지금까지 시행되어온 취·창업 위주의 정책들이 청년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한다.

일자리만으로 포괄할 수 없는 청년들의 삶은 곳곳에서 흔들렸다. 불안은 일상화되었고 일자리를 구할 의욕마저 사라진 청년들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보고된다. 정부·여당에서조차 지금의 정책들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기존의 청년정책 패러다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이제 청년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청년문제가 세계적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특성을 고려할 때 다른 나라의 정책을 살펴보는 것이 유의미한 참고가 될 수 있다. 프랑스에는 청년문제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미시옹 로칼(Mission Locale)이라는 조직이 있다. 전국에 450여 지부가 존재하고 직원만 1만3천여 명에 이르는 이곳에서 연간 140만 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상담과 교육, 알맞은 일자리 연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맞춤형 지원을 받는다.

이곳의 정책목표는 청년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자율성을 키워주고 이를 통해 활력 있는 사회적 일원으로 청년들을 진입시키는 것이다. 특히 이곳의 청년보장 프로그램에서는 청년들의 집단 활동에 주목한다. 공동의 활동과 관계 맺기를 통해 활력을 얻은 청년들은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으며 구직에 있어서도 훨씬 더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갔다.

이렇듯 미시옹 로칼은 단순 취·창업 위주의 청년 정책이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삶 전반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청년당사자들의 자율성과 마음의 활력까지 고민하는 정책설계는 우리에게도 매우 큰 시사점을 준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청년정책 실현을 위해 정부를 포함한 정치권의 인식변화와 함께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일자리 문제에 관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만 존재할 뿐, 주거, 교육, 노동, 문화, 육아 등 다양한 청년문제들을 다루고 해결하기 위한 법적근거가 부재한 실정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야 합의안으로 만들어진 청년기본법이 현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위원장 전혜숙)의 법률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청년기본법에는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건강한 시민으로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이 담겨있다. 이 청년기본법이 국회에 오기까지 1만 명이 넘는 청년들의 서명운동이 있었다. 청년기본법이 청년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시작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476859#c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