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는 청년문제에 손 놓은 국회로 남을 것인가

통과된 적 없는 청년정책, 20대 국회 청년정책 성적표

국민참여 입법센터에 공개된 자료를 살펴보면 20대 국회가 현재까지 발의한 법안의 총수는 1만5976건이며 이 중 청년에 초점을 맞춘 법안은 모두 55개이다(11월 12일 기준, 법령명 ‘청년’ 검색). 비율로는 0.34%이며, 이 중에 통과된 법안은 1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국회 운영위원장의 권한으로 통과된 것이라서 사실상 20대 국회가 표결로 처리한 청년 관련 법안은 ‘0’개이다.

심지어 55개 중 본 회의 바로 전 단계인 법사위원회 심사까지 도달한 법안도 ‘0’개이다. 정당마다, 국회의원마다 ‘청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하지만 정작 국회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 20대 국회 청년법안 처리 사실상 “0”개 국민참여 입법센터를 통해 확인한 ‘청년’ 법안은 전체 15,976건 중 55건(0.34%)에 불과하다. ⓒ 청년정당 우리미래 

20대 국회 청년법안 처리 사실상 ‘0’개 국민참여 입법센터를 통해 확인한 ‘청년’ 법안은 전체 15,976건 중 55건(0.34%)에 불과하다.


청년 예산은 날리고, 지역구 쪽지예산은 늘리고 

올봄, 추경예산 통과의 마지막 날 모습은 청년들의 처지에서 볼 때 정말 기가 막혔다. 하룻밤 사이에 청년정책과 관련된 예산 수백억 원이 삭감되고 대신 ‘지역구 쪽지예산’은 수백억 원이 증액되었다. 대부분 청년 일자리 예산인 3985억 원이 날아갔고 지역구 예산은 3766억 원이 늘어났다.

날아간 예산으로 인해 중소기업 청년들의 교통비 지원, 청년 창업 지원, 청년 농업인 지원, 과기부의 혁신인재 양성사업 등의 정책 규모가 대폭 줄어들었다. 대신 지역의 관광사업, 도로, 항구, 철도 등 인프라 관련 예산과 자동차와 조선업 등 지역 기업을 지원하는 예산이 늘었다. 이럴 때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 청년 발목 잡는 국회 올봄, 국회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청년예산은 3985억원이 삭감되었다.
ⓒ 청년정당 우리미래 


청년 발목 잡는 국회 올봄, 국회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청년예산은 3985억원이 삭감되었다.

청년의 삶은 일자리로 퉁 칠 수 없다

법안의 수, 예산의 규모만이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청년문제의 해결을 위한 접근법이다. 지금까지의 청년정책 패러다임은 오직 일자리 창출에만 방점을 찍고 있다. 일자리를 얻어 소득이 발생하면 모든 청년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청년정책의 범위를 좁혀왔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의 상황을 보면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 일자리 중심 정책은 청년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도 실패했으며 그러는 동안 청년들의 삶의 문제는 더 복잡해지고 어려운 국면을 맞았다.

그나마 만들어진 일자리들의 질이 낮은 것도 문제였다. 한 달에 150~200만 원 정도를 버는 청년들이 다수인 현실에서 월세로 수십만 원이 나가고, 식비를 쓰고, 학자금 갚고, 교통비 통신비를 내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 장기간 노동시간은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을 빼앗고 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이 어떻게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NEET(교육과 취업을 포기한) 상태인 청년들이 100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일자리가 생기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전혀 그렇지 않다. NEET 문제는 훨씬 더 복합적인 측면이 있고 섬세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기업에 임금을 보조해주거나 일하는 청년들의 저축을 도와주는 정도로는 해결이 어려운 일이다.

청년의 정치참여는 어떨까? 주권자인 청년들이 현재의 정치 시스템에 접속할 수 없는 건 큰 문제다. 정치의 영역에서 청년세대의 기회와 권한,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서울청년의회의 의결 모습 청년세대에게 기회와 권한을 보장하기 위해 서울청년의회가 열리고 있다.

▲ 서울청년의회의 의결 모습 청년세대에게 기회와 권한을 보장하기 위해 서울청년의회가 열리고 있다.
ⓒ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의 삶은 일자리만으로 퉁 칠 수 없다. 지금의 상황은 청년정책을 다루는 기본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국회의 고민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최근의 사례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의 시효 연장 또는 개정안이다. 이는 이미 한계를 드러낸 청년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청년문제 손 놓은 20대 국회로 남을 것인가?

실제 청년들이 가진 정책적 요구와 현실의 청년정책 사이의 괴리가 심각하다. 이는 실제와 정책 사이에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으며 기존의 패러다임이 그 수명을 다했음을 의미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일자리를 넘어 청년들의 삶 전체를 바라보는 정책적 접근이다. 이를 위해 청년당사자들의 목소리와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문제 진단과 대안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서는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청년기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11월14일 청년단체와 각 정당의 청년들이 청년기본법의 연내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청년기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11월14일 청년단체와 각 정당의 청년들이 청년기본법의 연내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청년정당 우리미래 

기존 일자리 중심 청년정책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여야는 청년기본법 합의안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전혜숙 위원장)에서 6개월째 계류하고 있다. 청년기본법 합의안이 만들어지기까지 1만 명이 넘는 청년당사자들의 서명운동도 있었다. 20대 국회는 청년문제에 손 놓은 국회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변화에 응답하는 국회로 거듭날 것인가?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8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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