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당 대만정치탐방 둘째날

미래당 대만정치탐방 둘째날

대만은 귀신섬?

시차와 더위 적응 완료! 둘째날은 한결 몸이 가볍습니다. 간단한 토스트&커피로 아침을 해결하는 길에 지나치는 많은 편의점엔 출근길을 서두르는 대만의 젊은이들이 북쩍이는데, 도시락으로 서둘러 아침을 해결하는 줄지은 모습은 한국의 풍경과 흡사 닮았습니다. 한국 청년세대의 삶을 빗댄 ’88만원세대”헬조선’이 있다면, 대만엔 ’22K세대(2만2천대만화)”귀도(귀신섬)’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된 대만의 경제위기는 결국 청년세대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치적 출구를 찾기 시작하죠. 신생정당 시대역량이 그 퍼즐 중에 하나인 셈입니다.

국회점거? 동성혼입법캠페인 아시아최초

대만의 정치활동 가운데 입법캠페인은 어떻게 할까?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마침 미시건대학의 젊은 정치학자 Fang-yuchen의 소개로 ‘동성혼입법캠페인 집중행동주간’이 시작되는 현장을 방문했어요. 마침 캠페인이 타이페이역 인근에 위치한 대만입법원(국회) 앞 도로에서 진행된다고 해서 반가움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만의 청년들은 어떻게 ‘국회’를 점거할 수 있었을까?(일명 해바라기운동)>가 이번 대만정치탐방의 주요 관심이슈였는데, 입법원을 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어요.

현장에 도착하니 벌써 북소리와 함성이 거리에 가득~ 몇가지 인상적이었 것은 ①참가자의 7~80%가 젊은남성들! ② 수많은 언론/기자도 대부분 20~30대! ③평일아침인데도 북적북적! 였다는 점입니다. 매우 자유롭고 활기찬 에너지가 뿜뿜하는 현장였어요. 2017년 최고법원의 ‘위헌’판결 이후, 2018년 국민투표 부결의 난항을 겪으며, 이제 마지막 수단인 ‘특별법제정’에 이르렀고, 현재 대만의회(입법원)에 3개의 법안이 상정되어 오늘부터 안건심의 후, 5월 24일에 최종 표결을 갖는다고 설명합니다. 만약 통과된다면 아시아 최초의 동성혼 합법화 국가가 되고, 이웃국가들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겠죠.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캠페인 장면은 국회의 법안토론 전 과정을 현장에서 대형스크린 생방송으로 지켜보면서 대응하는 것이었습니다. 시민들은 국회에서 누가 어떤 ‘말’과 ‘주장’을 하는지를 100% 지켜보면서, 때론 환호를 때론 비난을 때론 집단행동(SNS)을 하며 입법과정을 참여/감시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의 의원들도 함부로 말하지 못하겠죠. 그리고 정말 법안 내용과 쟁점을 가지고 조목조목 주장과 반론을 해가는 모습에서 ‘엄청 부러움’을 느꼈답니다. 우리는 식물국회다 동물국회다 방탄국회다는 물론, 보이콧과 무단결석이 밥먹듯 해대는 개탄할 상황이니 말이지요.

백합화운동 태양화운동 사회 민주당과의 만남

대만의 사회민주당(SPD)은 야생백합화운동(대만민주화운동) 세대와 해바라기운동(태양화운동) 세대가 손잡은 진보적 색채의 정당입니다. 간담회 자리에는 전/현직 대표와 젊은 활동가 2분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멀리서 온 손님이라며 당원이 운영하는 조용한 소박한 식당에서 밥을 함께 먹으며 대화를 나누었어요. 한국의 진보적인 정당들에 대해서 질문이 있었고,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그리고 한국 정당의 흐름에 관해 아는만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만남 전에 미래당을 검색해서 탐색을 미리 하셨다는 말씀에 하루빨리 ‘영문버전’을 업뎃해야겠다는 숙제를 받았습니다.

대만의 경우도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양안무역협정의 여파 등으로 경제성장과 일자리문제, 특히 청년세대의 비정규직과 열악한 근로조건에 관해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는데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특히 사민당은 분배정의, 노동인권, 생태환경, 성평등 이슈를 주요한 기반으로 다양한 정치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중이었죠. 특히 선거제도 개혁에는 상당한 공감대를 가졌죠. 대만은 봉쇄조항 5%와 정부보조금 3%의 정치장벽을 가지고 있었고, 사회민주당-녹색당 연대를 통해 지난 총선에서 2.5%의 정당득표를 얻었지만 여전히 신생정당에게는 높은 장벽임을 토로했어요.

그나마 정당간 선거연대가 제도적으로 유연하게 보장되어 있어서 적극적인 정당간 연대전략을 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현 차이잉원 총통 또한 2015년 선거에서 선거제도개혁을 약속하였으나, 당선 후 4년이 다되도록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하니, 한국의 정치상황과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었답니다. 중국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보수/진보의 개념화, 2004년 1인2표 선거개편을 했으나 여전히 양당제화, 3정당 출현의 가능성, 민주화세대와 청년세대의 부조화 등 여러모로 한국정치와 유사성이 많아 좋은 공부가 됩니다.

대만역사 국립박물관 228평화공원 자유광장

저녁무렵 대만역사와 현대정치사 공부와 산책삼아 대만국립박물관과 2.28역사공원(대만판4.3사건?), 그리고 장개석 총통 시대의 유산인 자유광장을 둘러보았어요. 이번 대만정치탐방을 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이슈 중에 하나가 바로 양안관계, 그리고 대만청년세대의 국가정체성 이슈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이야기가 좀 길어지는 부분이라 요만큼만 쓸게요.

여튼 젊은세대로 갈수록 중국본토수복으로의 통일보다는 ‘독립국가 대만인’으로의 정체성을 더욱 많이 가지는 경향성이 강하고, 이것이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치 철학과 사상의 측면보다는 북한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가 나뉘고, 통일보다는 ‘지금 이대로’의 사고가 확산되는 한국의 젊은세대의 현실과도 오버랩되어 많은 고민거리를 안고 갑니다. 하지만 자유란 이름의 독재, 민주란 이름의 독점은 결국 역사의 진전 속에서 항상 진실을 추구하는 새로운 세력에게 교체된다는 것은 변함없는 역사법칙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지요.

둘째날도 이렇게 저뭅니다. 내일은 해바라기운동의 젊은 주역들이 일으켜세운 #시대역량 정당과 대만의 신진정치학자그룹 TW 인터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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