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정치칼럼③] 나경원은 왜 정의당을 콕 찍어 공격했나 | (준)연동형비례제 적용해 보니… 거대 양당 의석 줄고 기타 야당 의석 늘어나

[미래정치칼럼③] 나경원은 왜 정의당을 콕 찍어 공격했나 | (준)연동형비례제 적용해 보니… 거대 양당 의석 줄고 기타 야당 의석 늘어나

*오태양 공동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함께 ‘미래정치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원문보러가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20424&CMPT_CD=SEARCH

▲ 자유한국당 “좌파독재법 날치기하는 문재인 정권 각성하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비상연석회의에 참석해 선거법과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은 좌파 독재 장기집권플랜이다며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문재인 정부 중간평가로 치러질 21대 총선 후보등록일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선거제 개편안도 3월 15일, 여야 4당간 큰 틀의 원칙적 합의를 이루는 큰 진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선거제도 사상 최초로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하기만 하다.

도대체 이 선거제도가 무엇이길래 손학규, 이정미 대표는 단식 농성까지 했을까? 그리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동형비례제는 결국 정의당 원내교섭단체 만들어주는 제도’라며, 비례대표제 폐지 법안까지 발의하려는 것일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두 가지 가설 시뮬레이션을 시도해 보았다. ① 20대 총선 결과 시뮬레이션 : ‘연동형비례제로 치러졌다면?’ ② 21대 총선 예측 시뮬레이션 : 내일 당장 총선이 연동형비례제로 치러진다면? 이다.

선거제도 기준은 최근 합의된 여야 4당의 ‘(준)연동형비례제’를 근거로 한다. 이 제도는 ① 의원정수 300석(지역구 225석, 비례의원 75석) ② 비례의석 배분방식(50% 연동형, 전국구 선배분 방식) ③ 초과의석을 막는 안전장치 라는 세 가지 새로운 방식을 적용한 본 가상 예측이다.

① 20대 총선 결과 시뮬레이션1 : ‘연동형비례제로 치러졌다면?’

▲ 20대 총선 결과 시뮬레이션 : 연동형비례제가 적용됐다면? [시뮬레이션 그래프1] 20대 총선 결과와 연동형비례제 적용
ⓒ 오태양

 시뮬레이션1에 따르면 연동형비례제가 적용되어 지난 20대 총선을 치러졌다면 결과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의석수와 의석점유율은 줄어든다. 반면 국민의당은 무려 23석이 늘어난 유력한 3정당이 되고, 정의당 또한 14석까지 의석을 점유하며 원내교섭단체에 근접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내가 찍은 표가 실제로 국회의원을 선출할 수 있는 ‘표의 등가성’ 측면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인다. 즉 정당득표율과 의석점유율의 일체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권자들은 ‘찍어봤자 떨어질텐데’ 라는 사표 심리를 극복하고 적극적인 투표행위를 함으로써 투표효능감이 높아진다. 또한 ‘최악의 후보를 피하기 위해 차악의 후보를 찍을 밖에 없다’는 극단적 투표 행위 대신 소신 투표를 행사할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 있다.

② 21대 총선 예측 시뮬레이션 : ‘연동형비례제로 내일 총선이 치러진다면?’

▲ 21대 총선 예측 시뮬레이션 : 연동형비례제로 내일 총선이 진행된다면?  [시뮬레이션 그래프2] 현재 정당지지율과 연동형비례제 적용
ⓒ 오태양

 현재의 정당지지율(2019년 리얼미터 통계평균값)을 반영한 ‘시뮬레이션2’에 따르면, 새로운 연동형비례제 선거제도로 내일 당장 총선이 치러진다면, 더불어민주당이 135석으로 45%까지 의석점유율을 높이며 명실상부한 1당이 된다. 자유한국당은 9석이 줄어들지만 여전히 2당의 위치를 고수할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8석이 줄어들고, 민주평화당은 거의 제자리를 지킬 수 있다. 괄목할만한 것은 정의당인데 무려 11석이 늘어난 16석에 이른다.

만약 민주당의 제안하여 합의 기준이 된 (준)연동형비례제가 아니라, 정치개혁공동행동(570여 시민사회단체)이 제안한 ‘완전한 연동형비례제’가 도입되었다면 결과는 확연히 달리졌을 것이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충분히 20석 이상의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모두 독자적인 원내교섭단체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왜 (준)연동형비례제가 합의된 것일까? 무엇보다 비판 여론이 높은 초과의석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타협책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역구 경쟁에 강한 거대정당의 비례의석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으로서 ‘절반의 연동형비례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연동형비례제 도입은 정치개혁의 첫 걸음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기존 병립형 비례대표 선거제도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개편할 경우, 예상되는 몇가지 변화가 있다. 첫째 ‘정당득표율만큼 의석수배분’이라는 연동형 비례제의 근본 취지는 완벽히 실현되지 못하는 한계성이 있다. 여전히 거대 양당은 정당득표율 보다 많은 의석을 가져가게 된다.

둘째,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을 비롯한 여타 원내정당은 정당득표율을 높일 경우 2~3배 가까이 의석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원외정당의 경우 봉쇄조항 기준인 3% 득표를 할 경우, 4~5석의 의석을 배정 받음으로써 원내진입과 정당 효능감 상승이라는 기대효과를 높일 수 있다. 즉 똑같은 3%이지만 현행 선거제도에서는 단 1석에 불과하다면, 연동형비례제에서는 4~5석이 되기 때문에 ‘투표할 맛'(투표효능감)을 유권자에게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은 ‘유권자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여, 사표를 없애고 민심 그대로의 선거제도를 만들자’는 취지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개혁의 근본 목표 실현에는 다소 미흡하게 보여진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옛 속담처럼, 승자독식의 양대정당 시스템으로 공고화 된 한국의 선거제도, 정치시스템을 개혁하는 첫걸음은 분명히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대표성과 비례성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원외정당의 3% 봉쇄조항 완화, 만18세 선거권 도입, 정치활성화를 위한 선거법과 정당법 개정 등 많은 과제들이 산적하다. 선거제도개혁 급행버스 출발시간이 임박했으니, 일단 버스를 출발시키는 것은 어떨까? 패스트트랙이 합의되면, 버스 타고 가는 330일 시간 동안 보다 진전된 정치개혁을 위한 공론장을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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