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내일N] 공감학교, 내 삶과 정치가 만나는 중간지대

[미디어내일N] 공감학교, 내 삶과 정치가 만나는 중간지대

[내일N 원외정당] 공감학교, 내 삶과 정치가 만나는 중간지대

  • 기사입력 2019-05-14 20:28:35
  • 수정 2019-05-14 22:33:51

▲ 공감학교 강남반 참가자들이 8강 미래 주제와 관련한 프로그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김남미 기자>

【미디어내일N 김남미 기자】 ‘우리’는 결국, 나에서 출발한다. 미래당 공감학교의 커리큘럼은 한 사람이 내 삶의 문제로 고민하다 ‘그것이 나만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으로 시야를 확장하는 과정과 닮아있다.

‘공감학교’는 2017년 9월, 방송인 김제동과 함께한 1박 2일 공감캠프로 첫 선을 보였다. 올해로 벌써 3기째다. 3기는 전국 14곳에서 130명이 입학했다. 당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에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다양한 사람이 모인다.

10일 저녁, 미래당 당사에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정치적 수다에 함께 했다.

우리가 원하는 10년 뒤 한국의 모습은?

▲ IT 회사에서 근무 중인 지원구 씨. `나의 10년 뒤 모습` 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김남미 기자>

저는 ‘주 4일제 근무’와 ‘부가세 20% 증가’를 뽑았는데요. 하나는 너무 좋고, 하나는 너무 슬프네요.”

참가자 지원구 씨가 ‘2029년 한국’의 가상 조건을 뽑아서 한줄평을 하자 참가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8강의 주제는 ‘미래: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참가자들은 각각의 가상 조건이 실현될 때 가능한 사회의 변화상을 추측했다

대부분이 일을 마치고 온 직장인들인만큼 이 날 많이 언급된 조건 중 하나는 ‘주 4일 근무제’였다. 원구 씨가 생각하는 주 4일 근무제의 장점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다. 2박 3일 여행이나 캠핑, 다른 문화생활도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근무 일수만 줄여서는 더 곤란해지리라는 추측도 있다. 사회복지기관에서 근무 중인 김규리 씨의 이야기다.

요즘 업무 총량은 똑같은데 퇴근을 빨리 하라고 한다. 너무 바쁘면 카페로 출근한다는 말이 맞는 게, 가끔은 주말에 노트북 들고 가서 일을 한다. (지금 시도 중인) 시차 출퇴근제나 칼퇴도 적응이 어려운데 주 4일 근무제가 된다면….”

원구씨 역시 “의료보험도 계속 오르는 있다. 부가세 20% 상향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3일 휴일 중 일부는 줄어든 소득을 보충하는 부업에 써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 가상 미래 시나리오를 적고 있는 연아씨, 명경씨의 모습 <사진: 김남미 기자>

이 날 가상조건으로 제시된 ‘주 4일 근무제’, ‘투표권 연령’, ‘기본 소득 도입’, ‘(직장 내 ·가사) 로봇 도입’, ‘미세먼지’, ‘플라스틱 사용 금지’, ‘원전 vs 대체 에너지’ 등은 정치·경제 면부터 환경 문제까지 아우르며 한국사회의 지형 전반을 바꿀 수 있는 이슈들이다.

최근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플라스틱 금지’ 쪽지를 뽑은 신명경 씨가 이를 언급하며 “내가 종이를 먹는건지 음식을 먹는건지 모르겠다”고 하자 곳곳에서 ‘흐물거린다’ ‘종이맛 난다’, ‘(마시다가) 끊겨요’ 등 동조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명경씨는 그럼에도 “가능하면 금지는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오염을 막는 일이 당장의 불편보다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어 ‘기본소득 100만원’을 뽑은 연아 씨는 시간 여유가 생겨 창의적인 일에 더 많이 뛰어들 수 있을 것 같다며, (미래에 낳은) 아이에게도 공부만 시키는 게 아니라 (자연에서) 뛰어놀고 직접 만지고 접하게 할 것 같다고 상상했다. 미래사회에 대한 상상은 10년 뒤 우리가 원하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그리는 일과도 어렴풋이 맞닿는다.

‘정치도 별 것 아니구나’ 느낄 수 있다면

▲ 1기부터 3기까지 꾸준히 공감학교에 참가 중인 참가자 신명경 씨 <사진: 김남미 기자>

1기부터 꾸준히 참가한 신명경 씨는 “이런 얘기를 할 곳이 마땅치 않다. 지난 주제가 ‘청년 독립’이었다. 정치가 빠질 수 없는 주제인데, 친구들한테 말하면 소위 ‘진지충’이라고 해서 (분위기에) 안 맞는 대화가 된다”고 말했다.

끝없는 취준과 경쟁에 시달리는 한국사회의 청년들은 정치적 화제에 대해 ‘나와 상관없는 (정치인들의) 일’이라고 선을 긋거나 거부감을 보인다. 하지만 이런 청년들 역시 매 순간 정치적 결정의 영향을 받는다. 이에 미래당이 ‘청년’과 ‘정치’라는 불편한 사이를 만나게 하고자 택한 방법은 ‘공감’이다.

혜민 씨는 “(지난 청년 독립 주제에서) 다들 비슷한 고민들을 하더라. 내 문제인 줄 알았는데, 공통적이고 사회적인 문제였고, 정치의 영향도 있었다는 토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공감학교 커리큘럼은) 자연스럽게 자기 삶과 사회적 문제를 연결할 수 있게 짜여진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 날 참가자들과 지옥고, N포 세대 등 신조어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N포 세대와 관련해) 다들 몇 개나 포기했나?”라고 질문 했다. 이 때 명경씨가 “저희 주제가 그랬다. 청년 독립은 ‘포기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얘기였던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

‘포기가 일상이 된 청년들’에게 정치는 탈출구가 되어줄 수 있을까. 나, 너, 우리의 삶의 조건이 변하길 바라는 사회 구성원에게 ‘정치’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정치는 ‘어려운 것’,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진입을 막기도 한다. 편안한 사람들과 도란도란 수다 떨며 ‘정치도 별 것 아니구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늘어난다면 어떨까. 공감학교가 보통 청년들의 삶과 정치를 연결하는 중간지대가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김남미 기자 nammi215@usnpartners.com

ⓒ 미디어내일N & medianext.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www.medianext.co.kr/news/view.php?idx=250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