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우리미래 68호 논평]4억 6천만 원짜리 '신혼희망타운'은 안타깝지만, 희망이 될 수 없다.

논평
작성자
ourfuture
작성일
2018-08-04 21:48
조회
231


[우리미래 68호 논평]4억 6천만 원짜리 '신혼희망타운'은 안타깝지만, 희망이 될 수 없다.

아직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신혼부부가 결혼을 준비하며 맞이하는 가장 큰 장벽은 바로 '신혼집 구하기'다. 결혼을 넘어 신혼집 보유 여부는 출산계획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따르면 신혼부부가 가족 계획 시 최우선 고려사항은 '주거환경'이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 앞에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사치가 된 지 오래다. 이와 같은 신혼부부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5일 결혼 후 7년 이내 신혼부부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2022년까지 10만 호 공공주택을 '신혼희망타운'이라는 이름으로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12월부터 신혼희망타운은 위례신도시와 평택 고덕신도시부터 분양이 진행된다.

그러나 정부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금수저를 위한 정책', '로또 아파트' 등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분양가'이다.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13평은 약 4억, 16평은 약 4억 6천만 원이다. 시세의 60~70%라 하지만 자산을 물려받지 않은 신혼부부들에겐 여전히 턱없이 높은 가격이다. 그렇다면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될까? 16평을 분양받기 위해 신혼부부가 1억 4천만 원을 미리 내고 나머지 3억 2천만 원을 연 금리 1.3%의 만기 20년 대출을 받는다면 매달 '160만 원'을 상환해야 한다. 가장 인기가 많을 거로 예상되는 수서역세권은 월 부담금이 '200만 원'을 넘을 수 있다. 매달 160만 원을 내거나, 4억 6천만 원의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신혼부부가 얼마나 있을까? 높은 분양가와 모순되게도 신혼희망타운 자격은 두 부부 소득합산 월 650만 원 이하여야 한다. 즉 자산은 많지만, 소득이 적은, 소위 '금수저 신혼부부'들에게 적합한 자격조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공공분양 아파트가 갖기 쉬운 오류인 '로또' 논란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했던 '보금자리 주택'은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후 분양가의 2배에서 4배까지 치솟아 서민은 꿈도 꿀 수 없는 아파트로 변모했다. 신혼희망타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시세 차익을 노려 편법을 동원해 청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매제한 기간을 5-10년 가까이 대폭 늘리고 거주기간을 2배 이상 늘리는 등 중간에 팔지 못하도록 제도 보완이 절실한 이유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년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주목되고 실질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는 점은 청년 당사자들에게 매우 기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좋은 정책들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현실과 유리되어 정부의 노력이 수포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실에 한 발짝 더 가까이 가야 한다. 여전히 자산 없는 청년들을 위한 집을 찾기는 쉽지가 않다. 청년들의 현실과 유리된 2030 역세권 청년 주택의 높은 월세가, 신혼희망타운의 높은 분양가에 대한 관계자들의 답변은 '이 이상으로 낮추면 수지가 맞지 않아서', '민간사업자들이 신청하지 않는다' 등이었다. 여전히 부동산정책은 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시장 중심적 기조로부터 변함이 없고 이 기조하에서 좋은 정책들마저 힘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이제 사회에 진출한, 가족을 꾸릴 신혼부부에게 그 현실에 맞는 방 한 칸 주지 못하는 사회에는 미래는 없다. 이토록 중요한 문제인 만큼 정부는 좀 더 의지를 갖고 현실에 적합한, 그리고 더 혁신적인 청년 정책들을 시행해야 한다. 정책의 명확한 타깃은 정부의 도움 없이는 결혼도, 출산도 할 수 없는 신혼부부들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개혁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 국민들의 높은 기대와 국정 지지율을 기반으로 집을 갖지 못한 자들의 '생존권'까지 위협하고 있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과감히 개편하자. 모두가 함께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공존'하자. 신혼부부도, 그리고 대한민국 누구도 함께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자.

2018. 8. 3. 우리미래 미래정치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