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미래당 대구시당 12호 논평] "문제는 모성의 부족함이 아니라 제도의 문제이다. - 낙태죄에 대한 헌재의 전향적인 판결을 기대하며"

논평
작성자
ourfuture
작성일
2019-02-26 19:12
조회
66


[미래당 대구시당 12호 논평] "문제는 모성의 부족함이 아니라 제도의 문제이다. - 낙태죄에 대한 헌재의 전향적인 판결을 기대하며"
 지난 2월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진행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인공임신중절을 한 여성(형법 제269조 제1항)과 의료진을 처벌하는(형법 제270조 제1항) 형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데 나온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데 이 조사는 2018년 9월20일부터 10월30일까지 만 15∼44살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로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만명 중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은 3792명(38%)이었고 756명이 인공임신중절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전체 임신 경험자의 19.9%였다. 연구진은 이 수치를 토대로 2017년 인공임신중절 건수를 약 5만건으로 추정했는데, 가임여성 인구수의 감소와 피임기구의 발달 등으로 2011년 있었던 실태조사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이나 낙태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고려하면 실제 답하지 않은 응답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자보건법은 임신 24주 이내에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 강간·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 등 극히 제한적인 사유만 본인·배우자의 동의를 전제로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는데 위의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인공임신중절을 한 이유(복수 응답)로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 ‘자녀계획(자녀를 원치 않아서, 터울 조절 등)’이 각각 33.4%, 32.9%, 31.2%로 높게 나타났는데 현행 법률하에서 이러한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른 임신중절은 모두 불법이다.


 현행 낙태죄는 극히 예외적인 사유를 제외한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한 여성과 의료진을 처벌하게 함으로서 여성들을 음성적인 시술 받거나 확인되지 않은 약물을 처방 받게 되고, 수술 이후 부작용이나 후유증에 대한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 놓이게 됨으로서 여성의 건강권을 해치고 있다, 또한 음성적으로 행해지는 수술에 의료진들도 정확한 의료적인 정보를 제공 할 수 없게 하는 등 많은 문제를 발생하고 있다.


 또한 위 조사에서 임신중절을 한 756명 가운데 수술을 받은 경우는 682명(90.2%), 미프진 등 자연유산 유도약이나 자궁수축 유발 약물 사용자는 74명(9.8%)으로 나타났는데 임신초기의 경우 약물 사용이 더욱 안전하다는 것이 많은 외국의 연구 사례에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낙태죄로 인해 많은 여성들과 의료진들이 약물 사용보다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수술을 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낙태를 금지한 나라는 폴란드, 칠레, 이스라엘, 일본 등 6~11개국에 불과하다. 낙태죄를 처벌했던 국가였던 아일랜드는 2018년 5월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금지를 규정한 헌법을 폐지하였고, 낙태죄를 금지한 많은 나라에서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위 실태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만 15∼44살 여성 10명 가운데 7.5명은 인공임신중절을 한 여성과 의료진을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270조에 대해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하고 있다. 여성을 범죄자로 내몰고, 의료인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현행 낙태죄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변화된 사회·문화적 현실을 감안하여 경제적 또는 사회적 사유 및 본인 요청의 경우에도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해야 한다.


 4월에 있을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전향적인 판결을 기대하며, 정부도 더 이상 낙태죄에 관해 ‘의견없음(-2018년 헌법재판소에서는 각 정부 부처에 낙태죄에 대한의견 제출 요구를 했고 당시 복지부는 ‘의견없음’이라고 제출한 바 있음)‘이 아니라 실제 산부인과에서 어떻게 인공임신중절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정확한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한 대책과 어떻게 여성들이 안전한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할 수 있는지, 의료인들과 의료기관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지에 대해 정부와 전문가들이 만나 논의의 장을 만들기를 촉구한다.


2019. 2. 26.


미래당 대구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