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당 183호 논평] 연이은 원전사고, 기후위기 앞에 위험한 꼼수를 멈춰라.

9월 3일, 태풍 ‘마이삭’으로 원전 비상이 연이어 발생했다.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는 정지, 고리1호기·2호기도 외부전원이 끊어졌다. 태풍 ‘하이선’이 온 9월 7일에는 월성 2·3호기의 터빈이 멈췄고, 한울 2·3호기에서는 방사선 경보가 발생했다. 지난 7월 23일에는 장마 영향으로 신고리 3·4호기의 송전설비가 침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원전이 태풍으로 멈춘 것은 2003년 ‘매미’ 이후 17년 만이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문제가 생긴 것은 유래가 없다. 원전 비상 상황임에도 원전 당국은 언제나처럼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심지어 은폐 의혹까지 불거졌다.

한편 기후위기를 기사회생의 기회로 삼으려던 원전 관계자들의 기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8월 1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린뉴딜 거점 확산’을 이유로 부산·울산을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로 지정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핑계로 탈원전 정책을 뒤집겠다는 노골적인 시도는 ‘체코 원전 수주 선언’과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추진’까지 순풍에 돛을 단 듯 했다. 그런 와중에 동해안의 원전들이 태풍을 맞고 멈춰선 것이다.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은 “2025년까지 태양광·풍력발전을 3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와 함께 탈핵의 약속 역시 단호하게 지켜나가야 한다. 핵발전 없이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는 원전관계자들의 뻔한 호들갑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그들이 지키고 싶은 것은 국민의 안전이 아니라 자신들의 폐쇄적 권위와 ‘원전 안전’이라는 그릇된 신념이다.

나아가 빠른 에너지 전환 과정 중에 일시적인 전력 부족이 예상된다면, 안전한 방식으로 생산한 전력량에 맞춰 사용을 줄이도록 기업과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아무런 절제 없이 임박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까. 그러한 환상을 깨지 않는 한 원전의 위험한 유혹은 계속될 것이다. 기후위기 앞에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정부와 여당이 국민과 더불어 가장 안전한 정도를 갈 것을 촉구한다.

2020년 9월 11일
미래당 미래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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