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미래 55호 논평] 봄의 길목에서: 한반도, 평화의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숨 가쁘게 달려온 평창올림픽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남북단일팀이 하나가 되어 경기에 임하는 모습, 남북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아리랑을 부르며 개막식에 공동 입장하는 모습 등은 평화올림픽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많은 한국인의 마음을 울렸다. 특히 김여정 특사는 방남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에 방북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담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편 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한한 펜스 미 부통령은 북한의 인권침해 책임성을 부각함으로써 인권문제와 대북압박 기조를 연계하겠다는 행보를 보이며 동맹국 한국과의 대북정책 견해 차이를 확연히 드러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한 화합으로 한반도는 해빙기를 맞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이다. 모든 축제가 끝나고 난 4월에는 한미합동 군사훈련이 기다리고 있고 이때 전쟁의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인권문제 제기까지 가세한 대북압박 기조 속에서 정부는 올림픽을 통해 어렵게 얻은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를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가라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에 대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나가자고 했다. 정부는 미국에는 한 번에 비핵화를 이루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일단 북핵 동결, 핵미사일 실험 유예부터 시작해서 비핵화를 끌어내겠다는 식으로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23일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한하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일행과의 회동에서도 이런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충분치 않을 경우 미국에 특사를 보내 볼 수도 있다. 동시에 남북 공통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지점을 모색해야 한다. 비핵화를 최종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정부에게도, 국제제재 압박과 미국 선제공격 위협 속에서 남북관계 개선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북한에도, 핵미사일 동결은 공통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는 부분이라 볼 수 있다. 남북관계 개선 및 지속으로 핵미사일 동결 효과를 거두고 이것이 북미대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입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와 당장 4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규모 조정에 대해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의 협의를 물밑에서 계속하고, 북한의 도발 중단을 지속하고, 남북 간 신뢰를 기초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다면 북미대화의 기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여건 조성과 동시에 이산가족 상봉 등과 같은 남북교류협력을 통해 쉬운 문제부터 푸는 접근법도 중요하다. 특히나 이산가족신청자는 80대 이상 고령자가 60% 이상임을 고려했을 때 한민족의 끈을 이어주고 있는 마지막 세대인 이산가족이 만날 수 있는 장이 시급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전쟁을 막고 영구적인 평화를 정착하는 것은 이 땅에 사는 우리에게는 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이다. 평창 해빙기를 기회로 삼아 어떻게든 평화를 물꼬를 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과 대조적으로 대북정책 강경노선도를 걷는 미국의 모습은 우리에게 동맹국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까지 한다. 올림픽으로 찾아온 소중한 기회를 살려서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는 여정에는 넘어야 할 장애물과 설득해야 할 대상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가 운전대를 잡았다는 긍정적인 출발점을 상기하고, 국제사회가 포함되는 어려운 문제는 장기적인 전략으로, 남북 간에는 합의가 쉬운 문제부터 시작해 나간다면 풀기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2018. 02. 23
우리미래 미래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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